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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폴라로이드

by 바람달빛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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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Polaroid)

온라인 장보기로 비상 식품 햇반과 컵라면을 추가했다. '즉석 밥'이라 안 하고 자연스럽게 '햇반',  '즉석 라면'이라  안 하고 당연하게 '컵라면'이라고 말한다.
상표의 보통 명사화, 사진계에도 있다. 즉석 카메라대신 사람들은 보통 '폴라로이드'라고 부른다.
폴라로이드는 ‘폴라로이드 코퍼레이션(Polaroid Corporation)’에서 만든 즉석카메라의 상품명인데 워낙 유명해서 다른 회사의 즉석카메라도 모두 폴라로이드라고 부르게 되어 즉석 카메라의 대명사가 되었다.
폴라로이드에 대해 알아보자.

<폴라로이드 랜드 카메라>   출처 언스플래쉬

폴라로이드 개요

촬영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진이 나오는 카메라다.
미국의 에드윈 H 랜드가 발명하여 1948년 폴라로이드 사에서 판매한 세계 최초 즉석 카메라다. 사진기와 필름, 종이 필름과 현상약, 인화지가 하나로 되어 있어, 촬영을 하면 카메라 안에서 자동적으로 현상 인화되어 나온다. 
필름을 인화하려면 사진관을 찾아가야 하고, 시간과 돈도 든다. 그 귀찮은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카메라로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많이 쓰였던 사진기다.
사진은 단 한 장 밖에 인화하지 못한다. 한방 찍고 사진이 나오면 사진을 팔랑팔랑 흔들어주는 모습을 흔하게 본다. 그러나 실제로 흔들 경우 안에 있는 인화액이 고정되지 못해서 화질이 안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코팅되어 있어서 그걸 흔든다고 빨리 마르는 것도 아니다. 물론 햇빛 노출은 피해야 한다.
폴라로이드 필름은 하단에 흰색 여백이 있는데 이 여백 안에 인화액이 든 백(bag)이 있다. 촬영된 필름이 카메라에서 배출될 때 이 백이 터지면서 사진 인화가 시작된다. 
사진기 자체보다 필름이 비싸서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기종별로 사용하는 필름이 각각 다르다.
2008년 12월에 생산이 중지되었는데, 폴라로이드 파산 후 다시 생긴 폴라로이드 제품의 경우 현재 (주)두릭스에서 공식 수입해서 우리나라에 판매 중이다.
일본에서는 즉석 카메라를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즉석카메라 상품명인 '체키'로 부른다고 한다. 일본판 폴라로이드인 셈이다.  

폴라로이드의 탄생과 종말

폴라로이드사의 전신은 1932년 발명가이자 물리학자였던 에드윈 H. 랜드와 조지 휠라이트가 세운 랜드-휠라이트 연구소(Land-Wheelwright Laboratories)이다. 설립 이후 연구에 몰두한 랜드는 자신이 발명한 편광 선글라스를 시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1937년 회사 이름을 ‘폴라로이드’로 바꾼다.
폴라로이드는 1947년 세계 최초로 셔터를 누르면 바로 인화되는 폴라로이드 랜드 카메라(Polaroid Land camera)를 개발하여 전용 필름과 함께 생산·판매한다. 일단 촬영하면 바로 사진이 나오는 특성 때문에 인기를 끌자 회사가 번창하기 시작한다. 1950년대 컬러 인화지와 필름을 생산하고, 1964년 세계 최초로 전자 셔터식 AE카메라 폴라로이드 오토매틱 100을 출시했다. 
1972년에는 렌즈가  접히는 방식의 폴라로이드 SX-70을 선보였다. 
1977년엔 즉석 동영상 사진과 중형 카메라용 필름 홀더를 판매했다.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에 사용되는 산업용, 인쇄용 분야에도 진출했다.
이때쯤 여러 카메라 필름 전문회사에서도 폴라로이드식 카메라와 필름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충돌이 일어났다. 1986년 폴라로이드와 코닥 사이의 특허권 분쟁이 대표적이다. 폴라로이드가 승소함으로 코닥은 즉석카메라 사업을 접었다.
급속한 기술발전 속에서, 폴라로이드는 더 이상 업계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아니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카메라와 필름 기술 시장에 대처하지 못했다. 폴라로이드는 자구책으로 사업의 확장을 선택한다.
1980년대 폴라로이드는 즉석 영화 감상 시스템인 '폴라비전(Polavision)'을 개발했지만 비디오 테이프를 기반으로 한 영화 시청 시스템이 급속히 확산되던 때에 출시되어 영화 시장에서 참패했다. 
1990년대 초반 남들보다 일찍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뛰어들어, 1996년 PDC-2000 모델을 출시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폴라로이드를 이끌던 고위층은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하면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필름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서 프로젝트에 큰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
2001년 폴라로이드는 파산보호 신청을 법원에 접수했다. 폴라로이드 브랜드와 함께 대부분의 회사 자산이 미국의 거대 은행 뱅크원(Bank One)의 계열사에 매각되었다. 
2007년 폴라로이드 카메라 생산을 중단했다. 폴라로이드를 인수한 새로운 경영진들이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서 거듭 실패하자, 2008년 폴라로이드는 미네소타 법원에 다시 파산 신청을 했다. 
결국 2008년 12월 18일, 폴라로이드는 끝내 파산했고, 카메라와 필름의 생산마저 중단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폴라로이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09년 폴라로이드의 새로운 지주회사인 PLR 홀딩스는 디지털 스틸 카메라, 디지털 비디오카메라, 디지털 포토프레임, 그리고 PoGo 브랜드의 모바일 제품들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폴라로이드의 부활 

2010년 오스트리아 기업가 플로리안 캡스가 마지막으로 폐쇄되었던 네덜란드의 폴라로이드사의 공장을 매입하여 필름 생산을 재개했다. 폴라로이드를 살리려는 ‘임파서블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불가능한’ 프로젝트라고 우려했던 바와 달리 전 세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임파서블 프로젝트가 처음 생산한 필름은 형편없었다. 그런 제품을 고객들은 구매했다. 왜 샀을까?
사람들은 디지털이 화질만 개선되면 아날로그를 소멸시킬 거로 생각했다. 디지털의 화질이 완벽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은 필름만의 느낌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디지털의 완벽한 승리란 없었다. 디지털 사진의 가장 큰 문제, 아쉬움은 실재감이다. 실재 사진, 가족 앨범, 인화된 사진을 보고 만지는 경험이 없는 디지털 이미지.
그 부분이  그리웠던 사람들에게 폴라로이드는 다시 보였다. 낡아빠진 구닥다리가 아니었다.
임파서블 프로젝트는 디지털의 완벽함을 쫒기보단 아날로그 필름의 불완전성에 중점을 두었다. 과거의 폴라로이드를 그리워한 세대들에겐 익숙함을, 현대의 디지털 카메라에 익숙해진 세대에게는 새로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새로운 사진작가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품질은 서서히 개선되었고, 연간 100만 팩 이상의 필름을 판매할 정도로 성장했다.
2017년 9월, 프로젝트는 폴라로이드 코퍼레이션의 상표와 지식재산권을 취득하는 데 성공한다. 사명도 ‘폴라로이드 오리지널스(Polaroid Originals)'로 변경했다. 즉석사진의 제왕, 폴라로이드의 귀환이다.
2017년 말에는 40여 년 전 폴라로이드 전성기를 이끌었던 '폴라로이드 랜드 카메라 100'의 복각판인 '원스텝 2'를 출시했다. 디지털 기능을 접목하여 충전이나 잔여 필름 개수 확인 등의 편의성도 높였다.
실제로 아직 폴라로이드의 시장점유율은 즉석 카메라 시장에서 낮은 수준이다. 그들이 시장을 떠나 있던 동안 후지필름의 ‘인스탁스(instax)’ 브랜드가 그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폴라로이드는 디지털 기기가 가지지 못한 아날로그 기기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성공적으로 부활할 수 있었다.
 
휴대용 포토 프린터 시장이 성장하면서 폴라로이드 시장을 조금씩 위협하고 있다. 사실상 휴대용 포토 프린터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디지털 융합 버전이다. 현재 필름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에 잠식되어 가듯이 폴라로이드 분야도 전통 방식의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이 휴대용 포토 프린터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휴대용 포토 프린터는 스마트폰이나 일반 카메라를 바로 연결해서 인쇄되므로 폴라로이드만의 장점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부활에 성공하였으니 이쯤의 시련은 잘 극복해나가지 않을까.
즉석 카메라는 전기도 인터넷도 없는 곳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도구다. 그 장소로 다시 돌아가서 주지 않는 한 전해주기 불가능한 그들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을 현지에서 바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폴라로이드를 애용하는 여행자들도 많다. 지구촌에는 와이파이가 안 되고, 전기가 끊기기도 하는 사람 사는 곳도 많다.
여행 외에도 열악한 상황에서 급박한 상황(예. 시험장, 전쟁터)에 사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된다.
첨단기술로 온갖 포토샵으로 외모 보정이 심하니 이젠 객관적인 모델의 외모를 평가해야 하는 오디션에서는 아예 폴라로이드 사진으로만 응시하는 방법을 쓰는 경우도 생겼다.
현재도 폴라로이드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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