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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슈사쿠 <깊은 강>

by 바람달빛 202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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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슈사쿠 (출처 나무위키)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1923년 3월 27일 ~ 1996년 9월 29일.
1923년 도쿄부 기타토시마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아버지의 일터인 만주에서 보냈다.
부모 이혼으로 엔도는 어머니를 따라 귀국 후 이모 집에서 살게 된다. 가톨릭 신자였던 이모의 영향으로 1935년 세례성사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세례명은 바오로다.
1945년 게이오기주쿠대 문학부 불문과에 입학해 사토 하지메에게 가르침을 받게 된다. 늑막염 때문에 입대가 늦춰지다가 전쟁이 끝나면서 입대를 면했다.
1947년, 처음으로 쓴 평론이 인정을 받아 카도가와 쇼텐의 문학평론지 "사계"에 게재하면서 문학평론가로 데뷔했다. 1950년 프랑스 리옹 가톨릭대학으로 유학을 가게 된다. 1953년 폐결핵이 악화되는 바람에 귀국한 뒤 비평가로서 활동하였으며, 1955년 소설 「하얀 사람」이 아쿠타가와 상(芥川賞)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두각을 보였다.
소설가로서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게 된것은 1957년 발표한 《바다와 독약》에서부터였다. 규슈대학 생체해부 사건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엔도 슈사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사드 후작의 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부인과 프랑스를 여행했지만 귀국 후 건강이 악화되어 한때 위급한 순간까지 갔지만 회생하게 되었다. 회생 이후 마치다 시의 타마가와가쿠엔으로 이사를 가면서 새 집을 '고리안(狐狸庵. 늙은 여우와 너구리가 거주하는 곳)'이라고 이름지었다.  자신은  '고리안 산인' 이라는 필명을 쓰기 시작했다.
기독교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많이 집필하였으며, 대표작으로 《바다와 독약》(海と毒薬), 《침묵》(沈黙), 《사무라이》(侍), 《깊은 강》(深い河) 등이 있다.
1993년부터 건강이 악화되어 복막수술을 받았고, 1996년 9월 29일 폐렴으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도쿄도 신주쿠구에 있는 게이오기주쿠대학병원에서 사망했다. 생전의 유언대로 가장 아낀 작품 《침묵》과 《깊은 강》이 관 속에 넣어졌다.

2000년 엔도 슈사쿠 문학관이 나가사키현 소토메 '석양의 언덕'에 개관되었다. 《침묵》의 무대인 나가사키현 소토메에 있는 '침묵의 비'(1987년 세워짐) 글귀가 유명하다.
'인간이 이렇게도 슬픈데, 주여, 바다가 너무나 푸릅니다.'

🟧깊은 강


'신은 존재라기보다 손길입니다. 양파는 사랑을 베푸는 덩어리입니다.'(94P)
'양파는 한 장소에서 버림받은 나를 어느 틈엔가 다른 장소에서 되살려 주었습니다.'(95P)
'갠지스 강은 썩은 손가락을 내밀어 구걸하는 여자도, 암살당한 간디 수상도 똑같이 거절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를 삼키고 흘러갑니다.'(280P)
'믿을 수 있는 건, 저마다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아픔을 짊어지고 깊은 강에서 기도하는 이 광경입니다'(316P)
'그 사람들을 보듬으며 강이 흐른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강. 인간의 깊은 강의 슬픔. 그 안에 저도 섞여 있습니다.'(316-317P)

 

🟧주요 등장인물 

1. 이소베 - 직장인. 부인(게이코)이 암으로 사망. 부인의 환생으로 추측되는 소녀를 찾아 인도로 옴.
2. 미쓰코 - 게이코를 간병해 준 병원 자원 봉사자. 인간과 신의 존재에 물음을 던지고 오쓰를 희롱함.
                  대학 동창생 오쓰를 찾아 인도로 옴. 
3. 오쓰 - 미쓰코가 일본, 프랑스, 인도로 쫓아가며 자신 삶의 결핍에 대한 질문과 답을 구하는 친구. 
              리옹 신학교 출신 신부. 인도 갠지스강에서 하층민을 등에 업어서 화장터로 옮겨줌. 
              현대의 예수상으로 그려짐.  미쓰코와 더불어 이 소설의 주인공.
4. 누마다 - 동화작가. 구관조가 자신의 목숨을 대신해 죽었다고 생각함. 구관조의 고향을 보러 인도로 옴.
5. 기구치 - 태평양 전쟁 후유증 있음. 전쟁 중 인육을 모르고 먹었으나 전우(쓰카다)의 고백으로 알게 됨. 
                  전우의 법요를 하러 인도로 옴.
6. 에나미 - 여행사 안내원
7. 산조부부- 전쟁을 모르는 인도보다 유럽이 더 좋다고 불평이 많은 젊은 세대.
                     남편이 사진을 찍으러 인도로 옴.
8. 가스통 - 병원의 외국인 자원봉사자 피에로.
                  스카다에게 인육을 먹었던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그를 평온한 죽음으로 인도하고 조용히
                  사라져 버림.
                  한참 지난 후 그가 쓰카다의 고통을 빨아들여줬구나 깨닫게 해주는 인물. 

🟧느낌

엔도 작가는 '양파라는 사랑의 강은 아무리 추한 인간도 아무리 지저분한 인간도 모두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흘러갑니다.'라고 오쓰를 통해 말합니다.
오쓰에게 신은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는 존재가 되었죠. 현실 한복판에서 일상에서 양파든 토마토이든 상관없습니다. 하늘에 존재하는 초월적 존재가 아닌 일상에서 신의 손길을 믿으며 구체적인 삶을 실천하며 살아갑니다. 
갠지스 강에서 죽는 것을 생의 마지막 소망으로 여기며 간신히 도착하여 쓰러진 불가촉천민들을 등에 업어 화장터로 데려다주며 이 사람을 부디 안아달라고 신에게 기도하는 오쓰를 현대의 예수상으로 오버랩시킵니다.
모든 영혼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흐르는 갠지스 강처럼 우리 마음 속에도 강이 흐릅니다.
그 강은 개인 각자의 고통과 부족함, 아픔을 지니고 흐르지요. 피가 모세혈관에서 심장으로 들어가듯 내면의 더 깊은 강을 향해 흐릅니다. 

화장터 재와 오물로 겉으로 보기에 더러워 보이는 갠지스 강은 인도인의 성지입니다.
정결과 환생의 강으로 인간의 생과 사, 고통을 품고서 흘러갑니다.
강가 근처에서 화장한 후 강에 재로 뿌려지기를 소망하기에 힌두교인들은 죽으려고 찾아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게 다는 아님을 알기에 볼 수 있는 진짜 시력을 지니고 싶다는 생각을 소설을 읽는 내내 했습니다.
세상은 엉망이고 그렇게 보이지만 그 속에서 내가 할 일은 있습니다. 
내가 못 볼 뿐입니다. 또는 외면하거나.
미쓰코에겐 오쓰가, 이소베에겐 아내가,누마다에겐 구관조가 쓰카다에겐 가스통이 양파이겠지요.
양파든, 신의 손길이든, 운명이든, 행운이든 그것은 일상 곳곳에 있으니 알아채는 건 각자의 몫입니다.
갠지스 강에 모인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위안을 받고, 타인과 나의 존재를 느끼고, 생각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갑니다. 변함없는 생활이라도 각자의 인생은 조금은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아픈 기억, 고통의 시간도 결국 삶의 일부분입니다.
자신만의 양파를 통해서 고통과 시련을 마주하고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한 걸음씩 나가는 과정, 결국 믿을 수 있는 건 시도하려는 나의 움직이는 한 걸음뿐입니다.
저마다의 사람들이 아픔을 짊어지고 갠지스강에 몸을 담그고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광경만이 믿을 수 있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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